할리데이비슨이 나아 갈 새로운 길

월간 모터바이크에서 소개된 할리데이비슨이 변화하는 모습을 소개하였습니다.
한번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할리데이비슨을 예상해보고 얼마나 변화하게 될 지 한번 같이 지켜보도록 하시죠.

More Roads to

HARLEY-DAVIDSON

올해로 115주년을 맞이하는 할리데이비슨이 115주년 기념행사를 한 달 앞두고  내년부터 2021년까지 출시하게 될 뉴모델의 로드맵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은  이번 공개로 스트리트 파이터와 전기바이크와 자전거, 그리고 어드벤처 바이크까지 라인업을 확장할 것을 예고했다. 지극히 미국적인 스타일의 크루저와 투어링 라인업으로 자신들만의 견고한 세계를 구축해온 할리데이비슨이지만, 최근 이어지고 있는 판매 감소를 탈피하기 위해 유럽 브랜드인 BMW와 트라이엄프, 두카티와 정면으로 경쟁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할리데이비슨은 왜 그동안 크루저만을 만들어 온 것일까? 할리데이비슨의 시작과 역사를 살펴보면 의외로 다양한 모터사이클을 만들어 온 브랜드였다. 더트 트랙 레이스에서도 활약했고 슈퍼바이크도 만들었다.  특히 볼링 및 레저 용품 회사였던 AMF 산하에 있을 때는 스쿠터와 모패드, 스노모빌까지 다양한 모델까지도 생산했다. 하지만 이미 일본 4대 브랜드가 전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을 집어삼키기 시작한 때다. 13명의 할리데이비슨 임원이 위기에 빠진 할리데이비슨을 다시 인수해 그들이 가장 잘 하는 분야인 크루저와 투어링에 집중한다. 그리고 보란 듯이 회사를 살려냈다. 이 성공 스토리와 함께 이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할리데이비슨의 이미지가 확고하게 구축되기 시작한 것이다.

전 세계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숙제는 새로운(젊은) 라이더의 창출이다. 라이더의 평균연령이 매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마다 새로운 엔트리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할리데이비슨도 스트리트 시리즈를 비롯해 다크 커스텀을 중심으로 젊어지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크루저 라인업만으로는 본격적으로 젊은 세대의 유입을 이끌어내기 힘들었다. 브랜드 이미지를 바꿔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2014년에 공개된 프로젝트 라이브와이어

물론 움직임이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은 아니다. 변화가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4년으로 돌아간다. 할리데이비슨이 전기바이크를 선보인다는 소문이 돌자 사람들은 크루저의 전기 버전을 상상했다. 하지만 2014년에 할리데이비슨이 선보인 전기바이크는 스포츠 네이키드 스타일이었다. 더욱이 양산형도 아닌 콘셉트도 아닌 테스트용 바이크였다. 이름은 ‘라이브와이어(Livewire)’.  그야말로 할리의 미래를 건 생명줄이었다. 그리고 로드맵의 첫 번째 모델이 바로 이 라이브와이어의 양산형 모델이다. 이 밖에도 소형 전기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를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좌) 자전거와 바이크의 중간적인 형태인 전기 모패드도 준비 중이다 / (우) 전기 더트 바이크도 계획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뉴 모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새로운 V트윈 수랭 엔진의 존재다. 팬아메리카를 비롯해 전 모델에 탑재 된 이 모듈러 엔진은 1250cc과 975cc 두 가지로 공개되었다. 엔진의 외형에 드러난 구조로 볼 때 기존의 할리데이비슨 전통적인 공랭 OHV 엔진과 달리 현대적인 수랭 DOHC 엔진으로 보여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감이 생긴다. 앞으로 할리데이비슨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엔진이다.

미래는 살아남은 자의 것 

포르쉐가 스포츠카인 911을 계속 생산하기 위해 SUV와 세단을 만들어야 했던 것처럼 지금 할리데이비슨은 그들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급격한 노선 변경은 크루저 브랜드로 각인된 라이더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할리데이비슨 팬들 중에는 할리만은 영원히 아메리칸 헤리티지 브랜드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이도 있다. 하지만 115주년을 맞이한 이 브랜드가 수십 년 후에도 지금처럼 아름다운 전통을 이어가는 크루저 모터사이클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살아남아야 한다. 미래는 살아남은 자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LIVEWIRE

이번에 공개된 라이브와이어는 기존 테스트용 모델의 레이아웃은 거의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디테일을 현실화 한 모습이다. 프레임의 구조는 동일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으로 더욱 경량화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준다. 엔진 하단의 모터 방향이 구동축과 90도 틀어진 구조는 동일하며 헬리컬 기어를 이용해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독특한 기계 소음을 발생시키는 구조도 그대로 이어진다.

배터리 둘레는 냉각을 위한 냉각팬이 추가되었고 헤드라이트에는 작은 비키니 카울이 씌워졌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브렘보를 채택하고 있으며 벨트 구동방식을 사용한다. 스윙암은 프레임과 각도가 이어지는 디자인으로 변경되며 스타일의 일체감을 만들어준다. 지금까지의 전기바이크 중 가장 현실적이며 기계적인 완성도가 높아 보이는 디자인이다.

2019년에 출시하는 만큼 정식 출시 버전은 현재의 디자인에서 좀 더 다듬어질 여지가 있으며 자세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기모터의 강력한 토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며 기존의 라이브와이어 주행거리의 2배를 목표로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만큼 성능 면에서도 기대된다. 실제로 라이브와이어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리드하는 후광효과를 기대하는 프리미엄, 하이파워 모델이다.

PAN AMERICA 1250

올해 초 미국에서 할리데이비슨이 ‘팬 아메리카(Pan america)’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출원하며 그 존재가 처음으로 외부에 알려졌는데 이게 진짜 어드벤처 바이크를 의미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로고가 안 달려 있더라도 할리데이비슨의 혈통을 눈치채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디자인이다. 아메리칸 크루저의 스타일에서 진화한 퓨처 레트로 스타일로 주목받은 소프테일 팻밥이 오프로드 위에서 진화하면 이런 모습이 될까? 팻밥을 떠오르게 하는 헤드라이트 디자인에 프런트 페어링 디자인은 로드글라이드를 연상시키며 연료탱크에도 할리데이비슨 특유의 라인이 남아있다.

(좌) 어드벤처 바이크의 스케치. 할리답게 충실한 크래쉬 가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 (우) 디자인의 호불호를 떠나 독창성 하나는 인정이다. 그 어느 브랜드의 어드벤처 바이크와도 닮지 않았다

어쨌든 이 파격적인 스타일은 호불호가 갈리며 논란과 함께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디자인의 취향과는 별개로 지금 당장 양산이 가능해 보일 만큼 현실화한 모습이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조금 다듬어지면 남성적이고 터프한 느낌이 물씬 나는 괜찮은 디자인이 될 것 같다.

윈드쉴드는 상하로 조절되며 조절 폭이 큰 편이다

공개된 이미지가 윈드쉴드를 최대로 올려놓은 상태라 다소 비례가 안 맞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포토샵을 이용해 윈드쉴드 내린 모습을 예상해보면 훨씬 라인이 자연스럽다

1250이라는 넘버에서 알 수 있듯 배기량은 1250cc 가량으로 예상되며 엔진의 실린더 길이가 다른 모델에 비해 길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오프로드 주행에 유리한 롱스트로크 엔진으로 구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높은 지상고에 튜브리스 방식의 크로스 스포크 휠과 브렘보 브레이크, 스키드 플레이트, 커다란 윈드쉴드 등 본격적인 어드벤처 바이크의 구성으로 주행성능이 기대된다. 다만 외형만 봐도 시트고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2020년 출시 예정이다.

FUTURE STREETFIGHTER MODEL

일단 붙여진 이름부터 퓨처 스트리트 파이터 모델이다. 엔진은 975cc에 스트리트 파이터를 지향한다. 스트리트 파이터는 슈퍼바이크를 카울을 벗겨 개조해 만들었던 것에서 시작한 장르로 지금은 공격적인 스타일의 네이키드를 의미한다.

클레이 작업 중 뒤에 걸려있는 이미지에 풀카울 버전이 눈에 들어온다

풀 카울 버전의 힌트가 되는 클레이 모델 사진. 옆에 보이는 오렌지색 바이크는 94년에 데뷔한 할리데이비슨의 슈퍼바이크 VR1000으로 이 전설적인 모델의 부활도 기대하게 된다

현대적인 디자인에 전에 없던 공격성을 지니고 있다. 뒤로 갈수록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이는 디자인은 속도감을 더하고 블랙 무광과 유광을 적절히 조합한 컬러링은 젊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다. 연료탱크에 새겨진 할리데이비슨 레이싱 체크 문양도 근사하게 어울린다. 도립식 포크와 래디얼 브렘보 캘리퍼 등 고성능을 추구한 설정이다. 엔진에 냉각핀과 푸시로드가 지나는 파이프 디자인을 모티브로 한 형상을 넣은 것이 재밌다. 소개 영상 속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버전이 아닌 VR1000을 닮은 풀 카울 버전의 스케치와 클레이 모델 작업을 살짝 엿볼 수 있다. 역시 2020년에 출시 예정이다.

FUTURE CUSTOM MODEL

새로운 수랭 엔진을 얹은 바버 커스텀의 퍼포먼스 크루저다. 새 모듈러 엔진이 할리의 전통적인 스타일에도 어울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가로로 긴 헤드라이트 디자인이 팻밥과의 연결고리를 느끼게 하며 연료탱크와 시트에서 전설적인 레이스 바이크인 XR750의 스타일이 진하게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쿨한 스타일이며 다양한 방향으로의 커스텀의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 중 가장 늦은 2021년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