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데이팅’ 서비스
페이스북이 9월 20일 콜롬비아에서 ‘데이팅’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면서 6조원 규모의 소셜데이팅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방식은 이렇다.
1) 앱의 상단 ‘데이팅(Datign)’이라는 카테고리 클릭.
2) 사진을 등록하고 프로필(이름, 학교, 직장, 키, 취미 등)을 작성.
3) 알고리즘이 마음에 들 만한 이성을 추천한다.
4) 두 사람이 메세지를 주고 받으면 매칭이 된다.
방식만 봐선 ‘틴더’나 ‘범블’같은 기존 온라인 데이팅 앱과 별반 차이가 없다.
– 틴더(Tinder) : 위치정보를 이용해 내 주변의 이성을 추천한다. 가입자가 196개국 5천만 명이고 2017년 매출이 4억 달러(4,456억원)
– 범블(Bumble) : 여성들만 이성을 고를 수 있어 여성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가입자가 2500만 명이 넘는다.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로 평가된다.
이미 데이팅 시장이 레드오션이고 페이스북은 후발주자임에도 엄청난 위협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페이스북의 데이팅 서비스 발표 당일
틴더의 모회사 ‘매치’의 주가는 17% 폭락했다.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이 ‘언제’ 소셜데이팅에 뛰어들었느냐가 아니라 페이스북이 들어왔다는 ‘그 자체’가 중요하다. 시장을 무너뜨릴만한 무시무시한 힘을 이미 갖고 있다”
(WIRED. 2018. 5. 1)
1. 이미 2~5억명 ‘싱글’을 확보하고 있고
데이트중개 플랫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것은 얼마나 다양한 회원을 가졌느냐 여부.
페이스북에는 이미 22억명 가입자가 있고 이중 프로필에 ‘싱글’로 표시한 회원만 2억명.
프로필 설정을 하지 않은 가입자까지 포함하면 페이스북의 싱글은 5억 명이 될 거라는 추산이다.
더욱이 페이스북은 서로 친구인지, 친구의 친구인지, 알 수도 있는 사람인지도 알고 있다.
이를 이용해 이성을 추천할 경우 필터링이 가능하다.
아는 사람끼리 추천이 되는 ‘민망한 상황’을 차단할 수도 있고 받대로 추천을 받은 후 상대가 어떤 사람들과 친구인지를 확인하여 상대를 판단할 수도 있다.
2. 가입자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페이스북은 회원들이 작성한 프로필뿐 아니라 기존 계정과 연동을 승인한 회원에 대해서는 가입한 그룹, 관심사, 게시물에 태그한 키워드를 분석해 이성을 추천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가입자 취향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뉴스피드와 광고운용과 관련한 정교한 알고리즘 노하우가 있다.
이를 통해 매칭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예를들어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보러 갔던 여성회원에게는 같은 공연을 보러갔던 남성을 추천하고
와인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한 남성에게는 와인 동호회에 가입한 여성을 추천할 수 있다.
3. 그래서 ‘하루 데이트 상대’가 아니라 ‘진짜 연애 상대’를 추천할 수 있다고
기존 데이팅 앱의 문제는 하루 데이트 상대를 찾는 기능에 그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틴더와 범블의 경우 추천된 이성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이성이 뜨면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정말 마음에 들면 위로 스와이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쪽으로 스와이프
서로 위나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하면 매칭이 된다.
슬쩍 넘기기만 하면 되는 이런 방식이 처음엔 편리하다는 이유로 각광을 받았지만 호감과 거절을 너무 손쉽게 만들었다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심지어 ‘틴더 봇’이라는 스팸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이성에게 무작위로 메세지를 보내는 이들도 생겼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매칭까지의 절차가 신중하게 이뤄지도록 만들었다.
“단지 사람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기능이 ‘스피드 데이트’의 수단으로 쓰이길 원치 않는다.
(페이스북 프로그램 개발자 나산 샤프. 리코드. 2018. 9. 20)
그래서 데이팅 기능 안의 메신저에서는 오로지 텍스트로만 주고 받을 수 있게 했다. 상대 외모만 보고 데이트 신청을 하지마라는 것이다.
사진이나 링크를 공유할 수 없다.
만약 사진 등을 공유하고 더 교류하고 싶다면 다른 플랫폼을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데이팅 기능의 메신저를 사용할 때도 이런 식이다.
1) 프로필 설정할 때 이용자는 9개의 질문을 받는다.
‘당신에게 최고의 경험은’, ‘최근 본 영화는’ 등이다.
이용자는 이에 대한 답변을 써야 한다.
2) 처음 메세지를 보낼 때는 이 질문 가운데 하나를 클릭해 이와 관련한 내용으로 말을 건네야 한다.
‘Hey’. ‘Hello’만 쓰면 메세지가 전달되지 않는다.
3) 상대가 이에 대한 답을 주지 않으면 추가로 메세지를 보낼 수 없다.
그렇다면 페이스북은 이런 데이팅 기능으로 어떻게 돈을 벌겠다는 것일까?
페이스북은 데이팅 피드에는 일절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틴더, 범블 등은 유료회원들에겐 상대의 피드 상단에 프로필을 노출시켜주며 돈을 벌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이런 서비스도 하지 않겠다고 한다.
페이스북은 데이팅 기능을 어떻게 수익모델화 할지에 대해 아직까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매칭이 된 회원들의 취미와 관심사를 분석해 이들이 함께 가면 좋을 공연이나 레스토랑 등을 소개하고 쿠폰을 지급하는 식으로 수익을 얻는 방법을 사례로 들고 있다.
어떤 수익 모델을 정착할지를 떠나 데이팅 기능 자체가 페이스북에겐 엄청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의 큰 그림은 다른 기능들과의 연결이다.
페이스북내 같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페이스북은 ‘사람들간의 관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고 더 오래 페이스북에 머물게 할 수 있다.”
(관계 건설턴트 조슈아 폼페이, WIRED. 2018.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