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이걸로 끝인가? 이럴 때 선택은
“각자도생 (各自圖生, self-cultivation)”
각자 제 살길을 도모한다는 의미로 황폐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조선왕조실록에 ‘각자도생’이란 사자성어가 네 번 언급되는데 모두 흉년, 전쟁 등 나라가 극히 흉흉한 시기였다.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유래된 말로 백성들의 생존방식을 의미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상호협력과 교류는 주류사상(main stream)이 아니다.
나는 나! 너는 너!, 사실상 나 빼고 다 남이다.
이때는 세상이 점점 더 치열한 곳이 되어 간다.
이것저것 시도해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한 분야에서 죽기를 각오하고 집중해서 살아남기 위해 올인 해야 한다.
그래도 직장에 다니는 30~40대는 고민을 많이 한다.
내 인생이 이걸로 끝나는 것인가?
나에겐 다른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직장에 메어있어 우울한 것이다.
그런데 다른 잠재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려면 모험을 해야한다.
벤처(Venture)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위험과 불안감을 무릎쓰고 모험을 한다는 뜻이다.
망할 확률이 많다는 것이다.
통계를 보면 100에 95는 망한다.
30~40대는 모험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에 고민한다.
누구나 고민을 하지만, 고민하다가 자식들 얼굴 보면서 ‘내가 너 때문에 산다’하고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래도 한번 해 보련다’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이 그 사람의 운명에서 오는 것이다.
망했을 때 ‘내가 잠재력이 없었네!’하고 알게 되는 걸로 그치면 좋으련만 이때부터 사정없이 밀려드는 생활고와 자괴감을 감당하는 것은 참으로 모진 풍파와 경험이다.
모험을 했다가 실패했을 때의 현실적 인과관계에 의한 결과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Venture를 통해 자기 능력이 없을을 알면 이때부터 사람이 단단해 진다.
요즘 세상에서 자기 능력을 알게 되는 가장 정확한 잣대가 돈벌이다. 주변에서는 잘한다는 소리 들어도 딱 돈벌이에 들어가면 현실은 준엄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벌이라는 것이 너무나 정확한 능력의 필터링(Filtering)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 보겠다는 사람들은 어떤 성격인가?
쉽게 말하면 희망이 많고 의욕이 많은 사람들이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하면서 Go! 한다.
그래서 실패하면 고생을 심하게 한다.
반면 이럴 때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아니다.
운의 상승기에는 의욕이 많은 사람이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할 때 더 큰 성취를 한다. 그런데 운의 하강기에는 무모한 모험을 하면 더 크게 망한다. 이래서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보통 모험은 천방지축 성격 때문에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균형 감각이 있는 사람도 고생이 무서워 꼬리를 내리는 성격이 아닌 사람들은 그 일을 하고야 마는 쪽을 많이 택한다.
반면 모험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런 사람들은 망하더라도 가늘고 길게 망한다.
가늘고 긴 고통이 나은지 아니면 한방에 큰 고통이 오는 것이 나은지?
경제의 연착륙인지 아니면 경착륙인지와 같은 이슈이다.
운의 상승기에 대박을 치는지 평균을 하는지가 본인의 성격과 결정에서 나오듯이, 운의 하강기에 고생을 하는 양상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
어느 방법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자기 성격대로 결국 택한다. 이 선택이 나의 아이덴티티(identity)이고 나의 운명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고 깊은 골에 빠져 있으면 결국 후에 높은 산을 오르게 된다.
맞을까 틀릴까, 될까 안 될까, 환경에서만 답을 구하기보다는 스스로 자기 방식을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이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첫 번째 현명한 선택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